경기의 문화에는 민중의 문화를 기저로 하면서도 고급스럽고 세련된 궁중 문화가 녹아있다. 이를 잘 보여주고 있는 문화유산이 ‘산대놀이’다.
퇴계원 산대놀이는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 지역에서 전승되고 있는 탈놀음을 일컫는다. 조선시대 퇴계원은 교통의 중심지로 상업이 발달했던 곳이다. 한양으로 들어가는 길목으로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었기 때문에 산대놀이 연희가 성행할 수 있었다.
놀이꾼들은 정규 공연 시기를 정해 상인과 부호들의 지원을 받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른 지역으로 순회공연을 나서기도 했다.
퇴계원 산대놀이는 다른 가면극과 마찬가지로 음악 반주에 춤과 노래를 하는 가무와 연극으로 구성되며, 총 12과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노래는 경기민요에 바탕을 둔 선소리 계통의 소리이며, ‘청춘가’, ‘창부타령’, ‘백구타령’ 등이 나온다. 춤사위는 거드름춤과 깨끼춤으로 크게 나뉘며 기본 춤은 열다섯 가지이다. 춤선이 굵고 힘찬 특징이 있다.
본 산대놀이와 공통적으로 파계승, 몰락한 양반, 하인, 영감, 할미, 첩 등이 등장하여 현실 폭로와 풍자, 웃음 등을 보여준다. 양주 산대놀이 등의 탈은 바가지를 주재료로 한 데에 비하여, 퇴계원 산대놀이의 탈은 통나무를 조각하여 만든 점이 특징적이다.
특히1865년 무렵 제작된 서울대박물관 소장 산대놀이 가면 16개 중 먹중탈 뒷면에 ‘양주군 퇴계원리 산대도감 사용 경복궁조영당시’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어, 퇴계원 산대놀이의 역사적·문화재적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